안녕하세요? 네이처텔러 믐뭉입니다. 오늘은 알록달록한 고양이 목도리에 담긴 의미에 대해 얘기해볼까 해요. 새와 고양이, 그리고 인간까지 공생의 의미가 뭔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새들의 입장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섬, 마라도를 아시나요? 마라도는 사실 수많은 철새들이 호주, 뉴질랜드부터 알래스카까지 이동하는 길에 태평양을 건너고 첫 번째로 도착하는 섬이라고 해요. 태평양을 건너면서 잠도 못 자고 물도 못 먹었을 새들에게는 필수적으로 거쳐가야 할 곳이죠.
마라도에 도착하면 새들은 체력을 회복하려고 노력하지만 많은 새들이 탈진해 쓰러지기도 한다고 해요. 이런 새들의 경우에는 사람이 다가가도 크게 저항하지 못해서 가볍게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지쳐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경우는 마라도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섬들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섬은 철새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마라도에 쥐로 고생하던 주민들이 고양이를 들여오기 시작했고, 천적의 부재로 고양이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해요. 고양이 수가 너무 많아져서 중성화 수술도 시켰지만 모든 고양이를 시키지 못해서 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고양이들에게 지쳐 탈진한 새들은 너무 쉬운 사냥감일 수밖에 없겠죠. 약한 새끼 새들이 둥지를 벗어나 비행 연습을 할 때 고양이에게 잡히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구요.
2. 고양이의 입장
고양이는 분명하게 사냥 본능이 살아 있는 동물입니다. 그리고 고양이도 지능이 있기 때문에 멀쩡하고 빠르게 돌아다니는 쥐보다는 지친 새를 잡는 것이 더 쉬운 것을 알아서 쥐보다는 지친 새를 많이 잡는다고 해요. 게다가 고양이뿐만 아니라, 사람을 포함해서 지능이 어느 정도 있는 동물들은 단순히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놀이의 일환으로 사냥을 한다고 합니다. 범고래도, 일부 야생성이 남은 사나운 개들도, 사람도 그렇듯이 말이에요.
결국, 주민들은 잡고자 하는 쥐는 못 잡고 애꿎은 철새들만 여럿 잡게 된 것이죠. 게다가 고양이가 주변에 존재하기만 해도 새들의 생활 전반에 지장이 생긴다고 해요. 예를 들어, 어미새가 먹이를 잡거나, 잡은 먹이를 새끼에게 가져다줄 때 고양이가 보이면 신경 쓰여 망설이는 것이죠.
3. 그래서 문제는?
고양이가 새들 중 몇 안 되는 개체를 사냥하는 정도라면 상관없겠지만 고양이로 인한 새의 개체수 감소가 엄청나다고 해요. 호주 뉴질랜드 쪽은 고양이로 인해 멸종된 새들이 생길 정도라고 하네요. 통계적인 자료를 가져오자면, 호주에서는 하루에 고양이로 인해 죽는 새들의 수가 백만 마리를 넘고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미국 기준, 매년 24억 마리, 하루 6백만 마리의 새들이 고양이의 사냥으로 죽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섬을 기준으로 죽은 새들 10마리 중 3마리는 고양이의 사냥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호주의 남서쪽 해안가에 요정 제비갈매기라는 새 111쌍의 번식지가 있었는데,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 이 번식지에서의 번식이 실패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새에 대한 고양이의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네요.
그렇다면 왜 자연적으로 고양이의 개체수가 조절되지 않는 걸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밀렵으로 인해 호랑이처럼 고양이의 천적이 될만한 동물들이 멸종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많은 고양이들이 외국에서 유입된 것도 이유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의 개입이 또 한 번 자연에 영향을 끼친 것이죠.
4. 해결책이 뭘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모두가 공생할 수 있을까요? 호주에서는 길고양이를 포상금까지 걸어가며 잡아들여 살처분했다고 해요. 이때 희생된 고양이 수만 해도 2백만 마리를 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비인도적이고 잔혹한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요?
우선 고양이의 개체수가 자연이 감당할 수 없게 불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인 만큼 많은 고양이들에 대한 TNR, 즉 중성화는 필요합니다. 그리고 새들이 색감지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이용해 고양이에게 알록달록한 목도리를 채우면 고양이들의 새 사냥 성공률을 87%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해요. 쥐나 다른 동물들은 색을 잘 구분하지 못해 고양이가 다른 동물들을 사냥하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게다가 고양이가 불편한 상황이 되면 스스로 벗을 수 있게 만들어졌고, 호주 연구에 의하면 고양이의 약 17%만 이 목도리를 벗고 나머지 80%는 그대로 차고 있었다고 하니 고양이에게도 새에게도 비인도적이지 않은 좋은 방법으로 보입니다.
5. 고양이 목도리 시행 못한 이유
환경부는 2년 전에 국립공원에 사는 고양이를 대상으로 고양이 목도리 사업을 시행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양이 목도리가 특허 때문에 해외에서만 주문 가능한 데다 가격이 비싸서 비용 문제가 있었고, 이 사업에 대해 반대 여론이 심해서 무산됐다고 해요.
어떤 이유였을까요? 우선 고양이 목도리로 고양이 혐오범죄의 타겟이 정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확실히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범죄는 우리 사회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동물학대를 한 인간에 대한 처벌을 제대로 하지 못해 벌어진 문제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안을 포기해야 했다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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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새, 그리고 그 사이에서 충분히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간. 우리가 자연과 공생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에피소드인 것 같습니다. 아직 완벽하게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좋은 해결책이 나오길 바랍니다. 오늘도 푸른 하루 보내세요 :) 이상 네이처텔러 믐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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